자전거 탄 도시어부, 시마노를 아시나요 [더 머니이스트-지민홍의 일본주식 가이드]

입력 2021-06-23 08:18   수정 2021-06-23 09:36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공자전거 ‘따릉이’, 카카오모빌리티에서 운영하는 ‘카카오T바이크’ 등 지하철 앞이나 길가 곳곳, 공원 등에서 공유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이들은 삼천리자전거, 알톤스포츠 등 주요 완성 자전거 업체들에게 자전거를 공급 받습니다.

올해 1분기 발표한 실적은 두 업체 모두 사상 최고치 수준이었습니다. 호실적의 원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비대면 운동과 출퇴근 1인용 이동수단, 전기자전거 등의 성장이 주 요인으로 꼽힙니다.

국내외 방방곡곡 낚시를 다니는 버라이어티 TV프로그램 ‘도시어부’. 잡은 고기의 전장길이, 마리 수 등으로 대결을 펼치는 즐겨보는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입니다.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자전거와 낚시 이야기지만 이 두 가지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일본 기업이 있습니다. 1921년에 창업해 올해로 100해를 맞는 '시마노(7309)'라는 회사입니다.

시마노는 자전거 부품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글로벌 플레이어입니다. 전 세계 거의 모든 완성 자전거 업체들에게 브레이크, 변속 레버, 허브까지 대부분의 부품을 공급하며, 변속기와 브레이크 부분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70~80%에 육박합니다.

안정적인 수익성도 유지하고 있습니다.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자전거 부품 사업(78%), 1970년대 시작해 강태공들이 즐겨 찾는 브랜드가 된 낚시도구 관련 사업(21%), 기타 사업(1%_조정경기에 필요한 보트 용품)으로 구성됩니다.



'자전거 부품과 낚시관련 용품을 팔아서 이익을 얼마나 낼까? 중소기업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올해 6월 현재 시가총액 약 24조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작년 매출액은 약 3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약 85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최근 분기 매출액은 약 1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약 3800억원을 기록한 회사입니다. 자동차 모듈 및 부품 사업을 영위하는 현대모비스의 최근 분기 영업이익이 4900억원인 것인 것을 생각하면 그 규모가 짐작 가능합니다.

시마노는 1960년대 초 냉간 단조 기술을 실용화했습니다. 냉간 단조는 상온에서 금속을 가공하는 가공법인데 절삭공정을 최소화하여 원재료 투입량을 줄이고, 보다 정밀한 가공으로 제조과정의 로스가 적다고 합니다. 이러한 기술력을 가지고 일찍이 일본을 넘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선진국에서 MTB, 사이클 자전거 열풍이 불 때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빠른 부품의 양산을 이루면서 시장을 잠식했습니다. 그렇게 벌어진 타 업체와의 격차는 수십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그 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R&D(연구개발비 작년 기준 약 1200억원)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자전거 업체들의 실적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였고, 자전거 도로 확대 정책 및 NTT 도코모 등 기업들의 공유자전거 사업, 전기자전거의 보급 등으로 그 수혜가 예상됩니다. 100년의 역사를 걸어온 회사의 100번째 연간 실적이 사상최대 실적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한 우물만 파라'라는 말이 교과서에나 나올 법한 교훈이 아니라 '한 분야, 한 사업에 집중한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지민홍 신한금융투자 한남동PWM센터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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